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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타율 0.111 RC/27 2.93…아직은 우리가 아는 나성범이 아니다

시간이 필요한 걸까. 아직은 우리가 아는 나성범(35·KIA 타이거즈)의 모습이 아니다.나성범의 타율은 9일 기준 0.111(18타수 2안타)로 낮다. 그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어색한 성적표다. 2013년 데뷔한 나성범의 통산 타율은 0.315. 3000타석 기준 KBO리그 역대 타격 10위에 이름을 올린다. 장타력(통산 홈런 251개)에 정확도까지 갖춘 정상급 왼손 타자인데 현재 타격 감각은 정상이 아니다.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 나성범의 RC/27은 2.93이다. RC/27은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으로 타자의 생산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지난 시즌에는 RC/27이 12.37로 250타석 기준 리그 1위(2위 구자욱 8.23)였다. 부상에서 복귀, 많은 경기(58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번뜩이는 스윙으로 상대 투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RC/27이 3.00 이하라는 건 그의 부진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부진 이유를 찾을 수 있는 건 '실전 감각'이다. 나성범은 지난 3월 중순 오른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분 손상 문제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달 28일 시즌 첫 1군에 등록됐는데 그전까지 실전 경기 경험은 2군 1경기(4월 27일 상무전), 3타석이 유일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수들이 느끼는 안정감도 생각했다"며 분위기 쇄신을 강조했다. 당분간 '풀타임 외야수 소화'가 쉽지 않다고 하더라도 나성범의 존재가 그 자체로도 선수단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이었다. 베테랑의 영향력이었다.민감한 하체 부상 탓일까. 나성범의 타격감이 확 올라오지 않는다. 당분간 경기를 뛰면서 향상하길 기대해야 하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 선구안이다. 볼넷(7개)과 삼진(8개) 비율이 1대1에 가깝다. 출루율이 0.360으로 통산 기록(0.383)과 큰 차이 없다. 타격 밸런스가 맞으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 요소 중 하나다. 나성범은 1군 복귀 후 "두 번째 다친 곳(햄스트링)이어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걱정하면 야구를 그만둬야 한다.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며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거 같다"고 자신했다. 나성범이 정답을 찾을 수 있을까. 김도영과 최형우 등이 버티는 '호랑이 타선'에 나성범까지 본격 가세하면 무게감 자체가 달라진다.선두 자리를 위협받는 KIA로선 나성범의 반등이 더욱 절실해졌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10 06:01
프로농구

여자농구 유럽 진출 1호...여제 박지수의 도전 "증명하기 위한 무대" [IS 인터뷰]

한국 여자농구 ‘국보’ 박지수(26·1m96㎝)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해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유망주'가 아닌 '외국인 선수'로 튀르키예로 향한다.여자프로농구(WKBL) 청주 KB는 지난 3일 박지수의 해외 활동을 승인했다. 양측의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튀르키예의 한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이 왔고, 박지수의 의지를 확인한 KB가 도전에 힘을 보태기로 결정했다.박지수는 지난 2017 WKBL 신인선수 선발회 전체 1순위로 지명, 한국 여자농구의 기둥으로 떠오른 선수다. WKBL 8시즌 동안, 그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4회, 챔피언 결정전 MVP 2회 등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했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신장을 앞세운 그의 공격은 압도적이었다. 2023~24시즌엔 WKBL 시상식 최초로 개인 8관왕에 오르며 정점에 섰다. 종전 기록은 7관왕이었는데, 이 역시 박지수의 몫이었다. WKBL 무대는 박지수에게 좁다. 그 역시 지난달 시상식 뒤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더 얻어가고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을 때,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정해진 건 없지만, 해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커졌다”라고 솔직하게 말한 바 있다.도전의 기회는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시상식 후 한 달간의 협상 끝에, 박지수의 튀르키예 리그 진출이 확정됐다. 한국 여자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무대로 향하는 선수가 됐다. 그는 훈련 캠프가 시작되는 9월에 맞춰 튀르키예로 향한다. 행선지인 튀르키예 구단이 어디인지는 팀 사정상 아직 미공개다. 박지수는 출국 전까지 대표팀 평가전 및 2026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 월드컵 사전 예선을 소화할 전망이다. 박지수는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사실 이번에 한국을 떠날 생각은 없었다. 챔프전 뒤 딱 1주일 쉬고 곧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2023~24시즌을 길게 준비했기 때문에, 피지컬 운동을 통해 회복하는 과정이었다”면서 “그런데 튀르키예의 구단으로부터 제안이 와서 놀랐다. 계약 만료 후 도전할 수도 있겠지만, 기회가 온 지금이 맞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박지수의 도전을 자극한 건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는 “누구도 나에게 ‘키로 농구한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가 그런 고민을 했다. 내가 외국 선수와 경쟁했을 때 기량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스스로 의심이 들더라. 그러기 위해선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박지수는 코로나19 이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WNBA는 WKBL과 일정이 겹치지 않아 가능했다. 이번 도전은 그때와 다르다. 그는 “WNBA에서는 나에게 ‘기대한다’ 정도의 유망주 느낌이었다. 하지만 튀르키예에선 완전히 ‘외국인 선수’로 가는 것이다. 미국에선 ‘배우고 싶다’였다면, 이번에는 ‘증명하고 싶다’라는 욕심이 크다”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무대는 유럽에서도 손꼽는 리그다. 남자농구와 마찬가지로, 여자농구 역시 몸싸움이 거친 무대로 꼽힌다. 정규리그는 28경기로 WKBL(30경기)과 비슷하지만, 컵 대회와 클럽 대항전 격인 유로대회가 있어 경기 수가 많다. 그는 “스페인, 러시아, 튀르키예 등이 상위 리그로 꼽힌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무대에서 제안이 와 놀랐다. WNBA 정상급 선수들도 뛰는 무대다. 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무대를 앞둔 박지수가 꼽은 비시즌 보완점은 스피드다. 그는 “국제대회에서 신장이 큰 외국 선수와 만나면 수비할 때 불리한 점이 있다. 미국에서도 그런 걸 느꼈다. 스피드를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증명을 원하는 박지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물론 WNBA 진출도 목표지만, 무엇보다 국가대표팀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최근 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컵 등에서 우리 실력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 기회에 더 성장한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한편 본지와 통화한 날은 박지수가 모교 초등학교를 방문해 농구발전기금을 기부한 날이기도 했다. 박지수는 “아이들이 내가 해외로 나간다는 걸 이미 알고 있더라. 롤링 페이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줬는데, 너무 고마웠다. 6학년 후배에게 ‘다음에 프로에서 만나자’라고 했다. 내 도전이 후배들의 길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박지수는 팬들을 향해 “많이 속상해하고 아쉬워하시면서도, 축하를 보내주셔서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여전히 팬들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어떻게 보면 내 이기적인 선택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김우중 기자 2024.05.10 06:00
프로야구

3안타·4득점+슈퍼 캐치...'리드오프 임무 완벽 수행' 윤동희 "엑스트라 함께 하는 코치님들 감사해"

2023년 한국 야구 '히트상품' 윤동희(21)가 공·수 맹활약하며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의 5연승을 이끌었다. 윤동희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경기 초반 롯데의 공세를 이끌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기록은 5타수 3안타 1타점 4득점. 개인 타율은 종전 0.256에서 0.269로 끌어올렸다. 롯데는 윤동희의 활약에 힘입어 18-5로 완승하고 5연승을 달렸다. 윤동희는 롯데 선발 투수 나균안이 1회부터 흔들리며 2점을 내준 상황에서 첫 타석에 나섰다. 상대 선발 투수 펠릭스 페냐를 상대로 바깥쪽(우타자 기준) 공을 결대로 밀어쳐 우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동점 발판을 만드는 안타였다. 롯데는 후속 타자 고승민이 이어진 승부에서 우월 투런홈런을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롯데는 다시 시작된 공격에서 전준우가 볼넷, 나승엽이 우전 안타로 1·3루 기회를 열었고, 한동희가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치며 4-2로 앞섰다. 윤동희는 2회 초구 득점도 이끌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페냐를 상대했고, 깔끔한 좌전 안타를 치며 출루했다. 고승민이 생산한 총알 타구가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며 아웃됐지만, 이 승부에서 윤동희는 2루를 훔치며 추가 득점 기회를 열었다. 롯데는 레이예스가 중전 적시타를 치며 1점 더 달아났다. 롯데는 3회 공격에서 3득점하며 초반 기세를 완전히 제압했다. 윤동희는 2사 1·2루에서 상대 바뀐 투수 이충호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기회를 열었다. 롯데는 고승민이 밀어내기 볼넷, 레이예스가 적시타를 치며 8-2로 앞서나갔다. 한화가 추격 기세를 높인 상황에서도 윤동희가 존재감을 보여줬다. 무사 1·2루에서 바뀐 투수 임준섭이 황영묵에게 가운데 정타를 허용했지만, 윤동희가 앞으로 쇄도 몸을 날려 공을 잡아냈다. 이 공이 빠졌으면, 단번에 2점을 내줄 수 있었다.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주저 없이 포구를 시도한 판단력이 돋보였다. 고비를 잘 넘긴 롯데는 6회 말 공격에서 2점을 추가했고, 8회는 전준우의 만루홈런 등으로 8득점 메가 이닝을 만들었다. 윤동희도 1·3루에서 적시타로 타점 1개를 올렸다. 윤동희는 지난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환한 선수다. 세 자릿수 안타를 치며 잠재력을 드러냈고,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출전하며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김태형 감독은 2~3월 지휘한 스프링캠프에서 윤동희를 주전으로 일찌감치 점찍었다. 윤동희는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팀 테이블세터 한자리를 맡았다. 최근에는 지난 시즌 보여준 비범한 경기력을 재연하고 있다. 롯데가 올 시즌 최다 연승(5)을 노리는 경기에서 주인공이 됐다. 경기 뒤 윤동희는 "전보다 타격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올라와야 할 때라 생각한다. 저연차 선수들이 코치들님과 남아서 훈련(엑스트라)도 많이 하고 있다. 같이 늦게까지 남아서 지도해 주시는 코치님들께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10 00:24
배구

'46세 은퇴→코치 출발' 여오현 "천안 팬들께 인사 드릴 기회 있을 것,좋은 지도자 되겠다"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새출발하는 여오현(46) IBK기업은행 코치는 "같이 호흡하고, 같이 소통하는 지도자란 이야기를 듣고 싶"고 말했다. 여오현 코치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에서 진행 중인 2024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IBK기업은행 신임 코치로 참여하고 있다. 팀에 합류한 지 보름도 안 된 '새내기 코치'다. 4월 29일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때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고,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느라 팀 선수들과 훈련한 시간은 사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여 코치는 "여자부 선수들 영상을 많이 봤다. 내가 생각한 것과 달라서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1978년생 여오현 코치는 2023~24시즌을 끝으로 현대캐피탈에서 은퇴했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을 거치면서 그동안 수 없이 몸을 던졌다. 남자부 역대 디그, 리시브 정확, 수비 성공 역대 1위에 올라 있다. 역대 최다인 625경기 출장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남자부 최다 FA(자유계약선수) 계약만 5차례나 했다. 45세에 은퇴하겠다는 '45세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여오현은 현대캐피탈 시절 은사였던 김호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IBK기업은행 코치로 새롭게 출발한다. 김호철 감독은 "여오현 코치는 40대까지 선수를 할 만큼 자기 관리를 잘 하고 성실하다.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수비와 리시브 면에서 배우는 게 많을 것이다. 그런 점을 기대하고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여오현 코치는 "솔직히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감독님한테 누를 끼치지 않을까'라며 두려움이 컸다. 감독님께서 '잘할 수 있다'고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여 코치는 우승 전문 리베로였다. 삼성화재 출신의 유광우(대한항공·11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챔피언 반지(9개)를 보유하고 있다. 아쉽게도 목표로 했던 열 번째 우승반지는 끼지 못했다. 여 코치는 "그게 마음이 아프다. 솔직히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선수로서는 진짜 채울 만큼 채우고 싶었는데 한 조각의 퍼즐을 남겨 놓고 은퇴해 아쉽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천안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지 못한 것이다. 여 코치는 "지금 당장은 못 하지만 멀리 떠나는 건 아니고 배구계에 있으니까, 언제든 팬 여러분들한테 정식으로 인사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많이 응원해주시고 박수쳐줘서 감사했다. 지도자로서도 성장할 수 있게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미소지었다. 여오현 코치의 아들인 여광우(송산고 3)는 아버지와 똑같은 리베로로 뛰고 있다. 여 코치가 좀 더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여광우가 고교 졸업 후 드래프트에 나선다면 부자가 함께 뛰는 그림도 볼 수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은퇴 소식에 "진짜? 아빠 왜?"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여오현 코치는 "아빠도 한 번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여오현 코치는 지도자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각오다. 그는 "(여자부는 처음이지만) 배구는 어차피 똑같이 선수가 하는 거고 사람이 하는 거라고 김호철 감독님이 말씀하셨다. 선수 시절 나는 파이팅이 있고, 열성적인 선수가 되고 싶었다. 우리 선수들도 그렇게 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5.09 10:09
스포츠일반

[경륜] 특별 승급 선수들의 돋보이는 활약

경륜 등급은 선발·우수·특선으로 나누어져 있다. 선수들은 더 높은 등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매일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한다. 경륜 선수가 상위 등급으로 올라갈 방법은 두 가지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실시되는 등급 조정을 통해 상위 등급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과 3회차 연속 1위 또는 2위에 올라 특별 승급을 하는 것이다.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 등급 조정보다 빨리 한 단계 위로 도약할 수 있는 특별승급을 하길 바란다. 하지만 바늘구멍과 같은 엄격한 조건을 갖춰야 하기에 이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올해 광명 17회차까지 특별 승급에 성공한 선수는 총 7명이다. 지난해 이맘때 1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선발급 5명, 우수급 2명이 상위 등급으로 진출했다. 그동안 특별 승급으로 상위 등급에 진출한 선수들은 대체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초반 점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고, 멘털이 흔들리며 본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기존 선수들과의 기량 차이가 드러나며 다시 강급 위기로 몰리는 경우도 많았다. 올해 특별 승급에 성공한 선수들은 활약이 두드러진다. 특히 7명 중 6명이 28기 신인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선발급에서 우수급으로 진출한 박건이(28기·창원 상남) 김준철(28기·청주)이 대표적이다. 박건이는 빠르게 특별 승급에 성공한 뒤 그 기세를 몰아 우수급에서도 연속 입상에 성공, 17연속 입상 행진을 해냈다. 특선급 진출이 걸렸던 광명 13회차 결승전에서는 5위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지만, 흔들리지 않고 그 이후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김준철도 17연속 입상에 성공했다. 지난달 28일 스포츠조선배 대상 경륜 우수급 결승전에 진출, 3위를 오르며 새로운 등급(우수급)에서도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선수 외, 최근 특별 승급에 성공한 유연우(28기·가평) 성용환(28기·금정) 김태율(28기·창원 상남)도 강한 체력과 젊은 패기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우수에서 특선으로 특별 승급한 경륜훈련원 28기 수석 졸업생 손제용(수성)은 '경륜 황제' 임채빈의 후계자로 불릴 만큼 빼어난 재능을 증명했다. 우수급에서 9연승을 달리며 특선으로 올라선 뒤 꾸준히 입상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별 승급으로 특선 등급에 오른 선수가 승률 25%를 기록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올해 28기 외 선수 중 유일하게 특별 승급에 성공한 정태양(23기·세종)도 새 등급(특선)에 잘 적응하고 있다. '자력 승부 명가' 세종팀 일원답게 빼어난 선행력, 다양한 작전 구사 능력을 보여줬다. 승급한 선수들과 달리 강급한 선수들은 고전하고 있다. 예전처럼 편하게 선행형 선수의 뒤를 차지하는 레이스가 줄어들었다. 자력 승부와 경기 운영 능력이 따라줘야 생존할 수 있다. 이근우 명품경륜 승부사 수석은 "현재 특별 승급에 성공한 선수들의 활약상이 대단하다. 따라서 하위 등급에서 올라왔다고 해서 무시하기보다, 주목할 만한 선수로 여겨야 한다"라며 "이에 반해 강급한 선수라고 해서 당연히 아래 등급에서 성적이 좋을 것이라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안희수 기자 2024.05.08 11:00
LPGA

[IS 스타] '세계가 놀랐다' 미·일 신기록 쓴 당당한 10대, 세계무대 정조준

지난 주말, 10대 아마추어 선수들이 미국과 일본 골프계를 뒤집어 놓았다. 영국 교포 크리스 김(17)과 한국 여자골프 국가대표 이효송(15)이 나란히 신기록을 세우면서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크리스 김은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6언더파 278타를 기록, 65위로 대회를 마쳤다. 2라운드까지 7언더파를 기록하며 출전선수 중 156명 중 공동 36위에 올라 컷 통과한 그는 대회 역대 최연소 컷 통과 신기록(16세 7개월 10일)까지 세웠다. PGA 투어 데뷔전에 이룬 쾌거였다. 크리스 김은 영국 주니어 골프의 유망주다. 지난해 주니어 골프 최고 권위의 맥그리거 트로피에 이어 유럽 아마추어 챔피언십 개인전 정상에 오르는 등 골프 종주국 영국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다.크리스 김의 어머니는 한국, 일본, 미국에서 프로 골퍼로 활동했던 서지현 씨다. 크리스 김은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골프를 시작했다.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4시까지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주말이나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 8시간 정도 골프 코스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골프 실력을 키웠다. "대회가 끝나면 영어 시험을 보러가야 한다", "올해 운전면허를 딸 수 있더라"고 기뻐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10대 학생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필드에선 달랐다.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최연소 컷 통과 기록을 세운 뒤 4라운드를 완주했다. 같은 날 여자골퍼 이효송은 일본에서 새 역사를 썼다. 일본 이바라키현 이바라키골프클럽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월드 레이디스 살롱파스컵에 출전한 그는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작성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5세 176일 나이로 우승한 이효송은 JLPGA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4년 가쓰 미나미(일본)의 15세 293일이었다. 7타 차 뒤집기 우승도 JLPGA 투어 메이저대회 사상 최다 타수 차 역전 우승으로 알려졌다. 이효송도 한국여자골프의 미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6월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정일미(1989·1993년) 이후 30년 만에 이 대회 다승자가 된 그는 지난해 10월 2023 세계아마추어 팀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올해 아시아퍼시픽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 국제무대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이전까진 아마추어 대회에서 이룬 쾌거였지만, 이번은 달랐다. 지난해 한국 상금왕 출신인 이예원과 일본 상금왕 야마시타 미유와 경쟁한 이효송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프로에서도 자신의 실력이 통한다는 걸 증명했다. 세계를 놀라게 한 10대 아마추어들의 목표는 단연 '세계 무대 진출'이다. 크리스 김은 "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즐거웠다. 그래서 더 (PGA) 대회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라면서 "체력 관리를 확실히 하고, 훈련도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이효송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꿈꾼다. 두 선수 모두 언젠가 프로 신분으로 다시 포효할 날을 그리며 다시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4.05.08 06:04
프로야구

'피치클록 반대한 팀 맞아?' 피치클록 잘 지켜, 경기도 빨라…KT에 무슨 일이 [IS 수원]

올 시즌 시범경기서 피치클록이 시범 운영되자 많은 사령탑과 현장 관계자들이 난색을 표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 감독은 "괜히 선수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준다. 심판의 경고 지시에 템포도 끊긴다. 정규시즌에 시범 운영할 거라면 아예 (시범경기부터) 안 했으면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KT는 이강철 감독의 기조 아래 피치 클록과 관련한 훈련을 따로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선수들의 부상을 우려하며 피치클록과 관계 없이 자기 투구를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경기장 내 피치클록이 설치가 됐지만 따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분석하지 않는다. 시범 경기는 물론, 시범 운영이 연장된 이번 정규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KT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피치클록을 잘 지키고 있는 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4 KBO리그 피치클록 위반 중간 현황'에 따르면 개막전부터 5일까지 치른 178경기에서 KT는 경기 당 3.38회(37경기 125회) 피치클록을 위반했다. 이는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치다. 시즌 전부터 철저하게 피치클록을 준비했던 LG 트윈스(경기 당 4.30)보다도 위반 횟수가 훨씬 적었다. LG는 KT에 이어 최소 위반 2위를 달리고 있다. 또 KT의 경기 시간(9이닝 기준)도 평균 2시간 59분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짧았다. 키움 히어로즈(2시간 58분)과 함께 유이하게 3시간을 넘기지 않은 구단이 KT다. 준비도 안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우린 (피치클록 도입 전부터) 원래 빨랐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개인적으로 투수들이 투구를 질질 끄는 모습을 못 본다. 선수들에게도 빨리 던지라고 꾸준히 얘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KT는 지난해 경기 시간 최소 1위(3시간 9분)를 기록했고, 2022년에도 3시간 8분으로 리그에서 가장 짧았다. 빠른 템포의 투구와 경기를 추구하는 기조가 경기 시간에 영향을 미쳤다. 이 감독이 투수들에게 빠른 템포를 요구하는 덴 이유가 있었다. 이 감독은 "투수들의 투구 템포가 느리면 수비 시간이 길어지고 모든 야수가 지쳐서 악영향을 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템포가 느리다는 건 투수의 생각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타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투수도 몸에 힘이 들어간다. 동작이 커지면서 자기 공을 못 던진다. 김민과 손동현, 김민수가 달라진 점도 이 부분이다"라고 콕 찝었다. 다만 피치클록의 내년 시즌 정식 도입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현 피치클록 제도는 주자가 없을 때는 18초, 있을 때는 23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이 감독은 "공 개수가 많아지다 보면 쉬어야 할 타이밍이 있다. 그 타이밍을 놓치고 계속 빨리 던지다 보면 부상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경계하기도 했다. KT는 피치클록, ABS(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등 올 시즌 새로 도입된 시스템에 유독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도입 의도에 맞게 피치클록을 가장 잘 지키고 경기시간을 줄이는 데 가장 일조하는 팀이기도 하다. 성적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최근 17경기에선 10승 6패 1무 승률 0.625 고공행진을 달리며 중위권과의 격차를 줄였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에 로하스, 천성호, 문상철 등이 힘을 내주면서 강해졌다"라면서 "5월 말엔 고영표와 이상동 등이 올라온다. 이 달까지 잘 버텨줬으면 한다"라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4.05.08 06:04
메이저리그

드디어 공식전 첫 등판한 장현석, '2이닝 3K 퍼펙트' 호투

고교 시절 최대어이자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장현석(20)이 드디어 미국 무대 첫 공식전에 나섰다. LA 다저스 산하 루키리그에 소속된 장현석은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루키팀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안타, 볼넷 없이 3탈삼진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마산용마고를 졸업한 장현석은 지난해 고교 리그 최대어로 평가 받았다. 최고 158㎞/h를 찍는 강속구에 스위퍼를 포함해 여러 변화구도 자유자재로 던졌다. 당초 전체 1번으로 KBO리그에 지명되는 듯 했으나 선수가 미국 직행을 선택해 행선지를 틀었다. 결국 그해 장현석 영입을 위해 해외 유망주 계약금 슬롯을 추가 확보한 다저스가 장현석의 소속팀이 됐다.장현석의 잠재력은 그가 지난해 항저우로 향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당시 아마추어 선수로 장현석을 선택했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선발하지 않았고, 그 이전 대회에서는 대졸 선수들을 선택했던 걸 떠올리면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대회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한 건 아니었으나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엔 충분했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해 장현석이 다저스와 계약하자 스카우팅 리포트를 통해 그의 직구/커브/슬라이더에 60점을 매겼다. 최저 20점, 최고 80점을 주는 20-80 스케일 채점에서 60점은 평균 이상의 우수한 재능을 의미한다. 제구와 체인지업도 평균 50점을 받았다. 그가 여러 장점이 있고, 단점은 없는 투수라고 평가한 셈이다.루키 리거답게 첫 등판은 늦었으나 깔끔하게 소화했다. 그동안 구단 훈련 시설에서 몸을 마든 장현석은 지난 5일 다저스 산하 루키팀에 배정됐고, 앞서서는 1일 라이브 피칭도 소화했다. 라이브 피칭을 촬영한 팬그래프는 이날 장현석의 직구 구속이 94마일(151㎞/h)에서 97마일(156㎞/h)까지 나왔고, 커터도 85마일(137㎞/h)에서 91마일(146㎞/h)을 찍었다고 전했다.구속까지 전해지진 않았으나 첫 공식전 등판 기록도 깔끔했다. 7일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장현석은 1회 선두 타자 웰빈 프란치스카를 2루 땅볼로 잡으며 마이너리거로 첫 걸음을 딛었다; 이어 루이스 메레호를 루킹 삼진으로 솎아낸 장현석은 호세 피렐라도 1루 땅볼로 잡고 1회를 삼자 범퇴로 마쳤다.2회 역시 완벽했다. 첫 타자 알베르토 멘데스를 뜬공으로 잡은 장현석은 예를린 루이스와 야이켈 미하레스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구위를 뽐냈다.첫 등판이라 이닝 소화가 길진 않았으나 장현석의 가능성을 미국에서 보여주기 충분한 내용이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7 15:47
프로농구

구도 부산의 한, KCC가 27년 만에 풀었다

부산 KCC가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이 됐다. 오랜 기간 부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 스포츠팀의 우승이 나오지 않았는데, 올시즌 연고지를 옮긴 KCC가 부산 프로팀으로는 27년 만에 우승하며 구도(球都) 부산의 한을 풀었다. KCC는 지난 5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챔프전·7전 4승제) 5차전에서 수원 KT를 88-70으로 제압,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했다. KCC는 지난 2010~11시즌 이후 13년 만에 통산 6번째 별을 거머쥐었다.KCC는 현대 농구단을 인수해 2001년 창단하면서 2023년까지 전주를 연고로 썼다. 그러나 체육관 문제 등이 얽히면서 올시즌 전격 부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연고 이전 첫 시즌에 우승을 거머쥐면서 21세기 부산 프로팀의 첫 우승을 신고했다. KCC 우승 전까지 부산에서 나온 마지막 우승은 1997년이었다. 프로농구 출범 원년 시즌에 당시 최강팀으로 꼽혔던 부산 기아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해에 프로축구 부산 대우도 우승했다. 그러나 부산 프로축구팀은 이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고, 현재 부산 아이파크는 2부리그인 K리그2에 있다. 부산 연고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1992년 우승이 마지막이다. 올시즌은 최하위 10위에 머물고 있다. KCC도 올시즌 정규리그에서는 부진했다.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5위에 그쳤다. 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5위팀이 챔프전에서 우승한 건 사상 처음이다. KCC는 당초 시즌 개막 전부터 ‘슈퍼팀’으로 불리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포워드 최준용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고, 허웅·이승현·라건아로 이어지는 막강 라인업을 완성했다. 시즌 중엔 또 다른 MVP 출신 송교창이 전역 후 합류했다. 그러나 화려한 라인업이 승리를 보장하진 못했다. 스타 플레이어들은 경기 중 공에 대한 소유욕이 컸고, 팀 플레이는 삐걱댔다.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부상도 연이어 나왔다. 올시즌 전까지 챔프전 우승을 세 차례나 이끌었던 전창진 KCC 감독은 단기전에서 노련하게 해법을 찾아냈다. ‘슈퍼팀으로 불렸는데, 이런 성적이 창피하다’고 말하는 선수들의 자존심을 자극해 동기부여를 했다. 또한 우승을 위해 선수들의 개인 욕심을 줄이도록 설득해 플레이오프부터 스타들의 출전시간을 배분하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라건아가 확실하게 골밑에서 중심을 잡고, 최준용과 송교창이 주특기인 속공 플레이로 상대를 몰아쳤다. 허웅은 이들을 지휘하며 볼배급을 주도했다. 정규리그에서 눈에 띄지 않았던 아시아쿼터 선수 에피스톨라까지 득점력이 폭발했다. 이승현과 정창영은 수비로 팀을 끈끈하게 만들었다. '슈퍼 로테이션' 덕분에 KCC는 단기전에서도 매경기 안정감이 있었다. KCC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울 SK에 3연승을 거뒀다. 4강에서는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를 3승 1패로 제압했다. 챔프전에서도 KT에 4승 1패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과거 ‘치악산 호랑이’로 불렸던 전창진 감독은 개성 강한 스타들이 대거 모인 팀에서 선수들에 맞춰 스타일을 확 바꿨다. 강압적인 카리스마를 보이기 보다 맛있는 음식을 사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팀 분위기를 추슬러나갔다. 정규리그 막바지인 지난 3월에는 허웅이 전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해 ‘빠른 속공 농구로 팀 컬러를 바꾸자’는 선수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전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다. KCC가 우승을 확정하자 일부 선수들은 전 감독에게 헤드락을 거는 포즈를 하며 격의없이 기쁨을 나눴다. 치악산 호랑이에서 ‘부산 종이 호랑이’가 된 모습에도 전 감독은 활짝 웃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독으로 시대 변화를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았다"며 "코치들이 옆에서 잘 도와줘서 버텨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처럼 훈련 많이 하고, 정신력으로 싸우는 시대는 지났다. 잘 만들어진 선수들을 포장해서 경기를 잘하도록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했다.KCC가 무서운 기세로 우승에 다가설 때 부산 홈 관중은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챔프 3, 4차전에는 모두 1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찼다. 스포츠광으로 알려진 박형준 부산 시장은 5일 수원 원정까지 함께 하며 우승을 지켜본 후 우승하면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실행했다. 전창진 감독은 챔프전 우승 뒤 “무엇보다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라며 앞으로 부산 팬의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중 기자 2024.05.07 05:30
프로농구

부산 스포츠팀 27년 만의 정상…전창진 감독 “팬들 앞에서 우승 못 해 아쉬워”

전창진 부산 KCC 감독이 개인 통산 네 번째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우승을 차지하며 KBL의 새 역사를 썼다.전창진 감독의 KCC는 5일 오후 6시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프전 5차전에서 KT를 88-70으로 제압,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KCC는 지난 2010~11시즌 이후 무려 13년 만에 통산 6번째 별을 달았다.슈퍼팀 KCC는 이번 우승으로 KBL의 새 역사도 썼다. 정규리그 5위의 KCC는 KBL 플레이오프(PO)에서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첫 번째 팀이 됐다. KCC는 6강 PO(5전 3승제)에서 4위 서울 SK를 3승으로 스윕했고, 4강 PO에서도 1위 원주 DB를 3승 1패로 제압했다. 이어 정규리그 3위 KT까지 제압하며 모든 시리즈를 ‘업셋’하며 축포를 쐈다. 부산 연고지 스포츠팀이 프로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지난 1997년 프로축구 대우 로얄스. 프로농구 기아 이후 27년 만이다.전창진 감독 역시 의미 있는 시즌을 마쳤다. 전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서만 ‘제자’ 김주성 DB 감독과 송영진 KT 감독과 마주해 지략대결을 펼쳤다. KCC는 ‘슈퍼 로테이션’을 앞세워 상대에 맞는 공수 전략을 택하며 이번 PO에서만 10승 2패라는 호성적을 남겼다.한편 전창진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4번째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전 감독은 이날 전까지 DB 시절에만 3차례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기억이 있다. 가장 마지막 우승은 지난 2007~08시즌이었다. 전 감독 입장에선 16년 만에 우승 반지를 끼게 된 셈이다.전창진 감독은 승리 뒤 방송사 인터뷰에서 “정말 힘든 시즌이었는데, 챔피언이 돼 다행스럽다. 고생한 선수들에게도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덤덤히 밝혔다.이어 PO기간 선수들과 나눈 대화에 대해선 “내가 얘기한 것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해있는 걸 봤다. 서로 자존심을 다시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얘길 나눴다. 모두 훈련부터 열심히 했기에, 좋은 결과를 내심 기대했다”라고 돌아봤다.한편 우승 소감에 대해선 “누구나 좋은 선수를 데리고 있으면, 성적은 당연히 나는 것이다. 다른 구단도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오래 걸렸지만, 결실을 맺어 다행”이라고 전했다.끝으로 전창진 감독은 팬들을 향해 “제일 아쉬운 건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이다. 항상 많은 응원 감사드린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다시 부산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우중 기자 2024.05.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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